고지혈증은 현대인의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으로,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대부분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조용히 진행되지만, 장기간 방치될 경우 심장병,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전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고지혈증의 초기 증상, 주요 원인, 의학적 치료법, 그리고 예방을 위한 식생활 및 생활습관 개선 전략까지 모두 정리해드립니다.
증상 - 고지혈증, 자각 없는 건강 경고
고지혈증은 ‘침묵의 질병’이라 불릴 만큼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정기 건강검진이나 혈액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하게 됩니다. 혈중 지질 수치가 올라간 상태가 수개월, 수년간 지속되면 서서히 혈관 내부에 지방이 쌓이기 시작하며, 이는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으로 이어집니다. 이 질환은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달라붙어 혈관을 좁히거나 막아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증상이 어느 정도 나타나는 시점에는 이미 상당한 혈관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가슴 통증(협심증):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지면서 무거운 느낌이나 압박감이 생깁니다. 운동 중 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더욱 두드러집니다.
- 손발 저림과 냉증: 말초혈관의 혈액 순환 장애로 손발이 저리거나 차가워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만성 피로감 및 무기력감: 산소와 영양분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전반적인 컨디션 저하가 생깁니다.
- 황색종(xanthelasma): 눈꺼풀이나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 피부 아래에 지방이 침착되어 노란색 덩어리가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뇌혈관이 좁아지면 일시적인 어지러움, 언어장애,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이상지질혈증과 관련된 당뇨병, 고혈압, 대사증후군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수 없으며, 특히 4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 - 식생활, 유전, 환경까지 다양한 발병 원인
고지혈증의 발생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고지방·고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입니다. 특히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이 함유된 육가공품, 인스턴트식품, 튀김류 등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빠르게 상승합니다. 여기에 음주, 흡연, 운동 부족까지 더해진다면 고지혈증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집니다.
또한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남은 에너지가 지방으로 변환되어 간에서 중성지방이 만들어지므로, 단순히 기름진 음식뿐만 아니라 빵, 면, 쌀밥 등의 정제 탄수화물 섭취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과일도 당분이 많기 때문에 무제한 섭취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운동 부족은 혈중 지질 조절 능력을 저하시킵니다. 활동량이 부족하면 HDL(좋은 콜레스테롤)은 낮아지고 LDL(나쁜 콜레스테롤)은 증가합니다. 특히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긴 직장인, 활동량이 적은 노년층, 또는 비만한 사람은 더욱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유전적 요인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고지혈증이나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다면, 특별히 고지방 식사를 하지 않아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 있습니다. 이를 ‘가족성 고지혈증’이라 하며, 비교적 젊은 연령대(10~30대)부터 고지혈증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원인이 고지혈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호르몬 변화: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면서 LDL 수치가 상승합니다.
- 만성질환: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 신증후군, 만성신부전 등
- 약물 복용: 피임약,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일부 약물은 지질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스트레스 및 수면 부족: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치료법 - 생활습관 교정부터 전문 약물치료까지
고지혈증 치료는 환자의 지질 수치, 나이, 가족력, 동반 질환 여부에 따라 맞춤형으로 접근합니다. 치료는 크게 비약물 치료(생활습관 개선)와 약물 치료로 나뉩니다.
1) 비약물 치료: 생활습관 개선
- 식단 조절: 포화지방은 줄이고, 불포화지방(올리브오일, 견과류, 아보카도 등)을 늘립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곡물을 매끼 포함시키며, 당류 섭취를 최소화합니다.
- 지중해식 식단은 심혈관 건강에 좋다고 입증되었으며,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연어, 고등어, 참치 섭취가 권장됩니다.
- 금연과 절주: 흡연은 HDL을 낮추고, 알코올은 중성지방을 높입니다.
- 운동: 유산소 운동(걷기, 수영, 자전거) 주 5회 이상, 30분 이상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HDL 상승과 LDL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약물 치료: 의학적 개입
- 스타틴(Statin) 계열: 가장 흔히 사용되며, L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큽니다. (예: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등)
- 에제티미브(Ezetimibe):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해 스타틴과 병용 시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 PCSK9 억제제: 고위험 환자 대상 고가의 주사제 치료로, 매우 효과적이나 비용 부담이 있습니다.
- 피브레이트 계열: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며, 스타틴과 병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오메가-3 지방산: 고함량 처방형 오메가-3(예: 로바자)는 중성지방 감소에 도움이 됩니다.
치료 시작 후에는 3~6개월 간격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경과를 확인하며, 약물 부작용이나 간기능, 근육통 등 부작용 여부도 점검해야 합니다.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상태가 호전되어도 약을 갑자기 끊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결론: 고지혈증, 방심 말고 평생 관리로 이겨내야
고지혈증은 단기간에 해결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증상이 없다고 방심하면 심장질환, 뇌졸중이라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단 조절, 운동, 스트레스 관리, 정기적인 검진, 필요 시 약물 치료 등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평생의 건강은 꾸준한 관리와 실천에서 비롯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식습관을 바꾸고, 적극적인 예방 관리를 시작해보세요. 내 몸의 ‘조용한 경고’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진짜 건강이 시작됩니다.